쌍둥이별

쌍둥이별 : 마이 시스터즈 키퍼 국내도서>소설 저자 : 조디 피콜트(Jodi Picoult) / 곽영미역 출판 : 이레 2008.11.17 상세보기

이 소설을 알게 된 것도 사실 영화로 제작되면서 부터다. 영화의 제목은 my sister's keeper 인데 우리나라 제목은 좀 쌩뚱맞게 쌍둥이별이다. 그러나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제목을 쌍둥이별이라고 정한 이유를 알 수 있고 쌍둥이별이 더 근사한 제목이라고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원래 다코다패닝 자매가 주연을 하기로 했는데 다코다패닝이 머리삭발하기 싫다고 거부하고 결국 카메론디아즈가 촬영을 한 영화인데 영화의 소재가 너무 충격적이어서 나의 북리스트에 1순위로 오르게 됐다. 내가 충격을 받은 이 소설의 소재는 백혈병에 걸린 딸(케이트)을 살리기 위해 부모가 유전자조작을 통해 케이트와 유전자가 완벽히 일치하는 아이(안나)를 낳게되고 안나는 동종기증자로서 몸의 제대혈, 림프구 등 케이트가 병이 재발할 때마다 기증을 하게 되고 결국 안나는 자신의 동의 없는 기증에서 해방되고 자신의 삶과 정체성을 되찾고자 부모를 상대로 의료해방소송을 하는 얘기이다.

이 소설은 일단 슬프다. 읽으며 너무도 가슴이 아리고 마지막에는 결국 눈물을 흘릴 정도로 안타깝고 슬픈 소설이다.

또하나 이 소설은 단순 재판에 관한 얘기가 아닌 부모와 자식간의 관심과 이해에 관한 이야기이다. 안나는 자신이 소송을 통해 더이상 언니에게 기증을 거부하게 되면 언니는 죽고만다. 하지만 더 이상의 기증자 신세의 인간이 되고 싶지 않아 부모에게 소송을 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비록 부모의 사랑의 결과로 태어난 것이 아닌 필요에 의해 태어났지만 기증자로서의 자신이 아닌 부모의 자식으로서의 자신으로 봐주길 원하는 소망이 담겨있다.

안나의 부모는 케이트를 살려야한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선 가슴아프지만 안나의 희생을 강요해야한다. 그러면서 안나의 삶은 점점 없어지게되지만 그걸 알면서도 희생을 강요할 수밖에 없는게 부모의 입장이다.
또한 장남인 제시는 자신의 요구정도는 생사를 넘나드는 동생과 그를 살려야하는 막내때문에 가볍게 무시되며 점점 소외되어가고 자신을 봐주기를 바라며 방화,마약,절도 등 계속해서 사고를 치며 부모를 힘들게한다. 결국 딸의 목숨을 살려야한다는 대의명분에 가려져 무시되는 많은 것들이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를 가져오고 점점 서로를 오해하며 한 가정을 서서히 붕괴로 몰아간다.

이 소설을 처음에는 충격적인 소재때문에 읽었지만 이런 가족간의 관심과 이해의 부족 속에서 부모와 자식의 다양한 관점과 갈등을 통해 부모가 자식을 이해해 가는 과정이 이 소설에서 눈을 뗄수없게하는 힘이다. 그리고 이런 부모와 자식간의 속마음에 관한 소재가 이제 막 9개월된 아이의 아빠로서 자식이 부모에게 원하는 것 또는 자식이 부모에게서 소외되어 가는 과정과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감정 등을 너무 관심깊게 읽을수있어서 좋았다.
이 책에서 이런 내용이 나온다. 변호사 캠벨이 어렸을 적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고 가장 닮고 싶었던 아버지가 나이를 먹어가며 어느 순간 가장 닮기싫은 존재가 되어버렸다고. 그 말에 안나는 대답한다. "아저씨는 보이지 않는 자식이었구나"
이 말이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고 한 아이의 아버지로써의 목표도 하나 생겼다. 자식이 평생 닮고 싶어 하는 아버지가 되자고...

이 책의 특징이라면 7명의 등장인물의 시점에서 번갈아가며 얘기를 한다. 즉, 한 사건에 관해 7개의 시선이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얘기를 한다. 그래서 처음엔 헷갈렸지만 각자의 속마음을 나에게 얘기하는 느낌이어서 같이 소설에 참여하는 느낌도 들고 등장인물들의 속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

처음엔 7개의 시점에서의 스토리 진행과 미국식 농담과 정서 그리고 어려운 의학용어 때문에 좀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페이지를 넘겨가며 안나가 결국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무엇일까가 궁금했고 소설의 후반부에 안나가 법정에 서는 순간부터는 이 소송의 결말은 무엇일지 너무도 궁금해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그리고 마지막 안나가 증언을 하는 순간 밝혀지는 진실과 충격적인 마무리는 정말 충격이었고 안타까웠다. 하지만 이렇게 결말을 맺지 못하면 과연 다른 결말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절묘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결말은 사건이 있은 지 몇년 후 각각의 삶이 너무도 성공적인 삶이 되어 있는 건 조금은 리얼리티가 떨어지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PS. 안나의 변호사 캠벨이 항상 데리고 다니는 안내견의 용도는 무엇일까 생각해보는 것도 소설을 읽는 내내 흥미를 가지게 하는 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