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아빠의 Life log

미실 본문

문화생활/책

미실

평산아빠
반응형
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당선작
국내도서>소설
저자 : 김별아
출판 : 문이당 2005.02.28
상세보기


MBC에서 선덕여왕을 제작한다는 기사가 났고 고현정이 캐스팅됐단다. 당연히 고현정의 역활이 선덕여왕일거라 생각했지만 미실이라는 역에 캐스팅이 됐다는 말을 듣고 "어? 얼마나 캐릭터가 좋으면 타이틀 롤의 주인공역이 아닌 다른 역일까?"하고 의구심과 호기심이 일었다. 그래서 미실에 대해 조금 알아보니 확실히 고현정이 탐낼만한 캐릭터였고 장녹수,장희빈 등은 들어봤어도 또다른 팜므파탈의 전형 미실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마음이 강해졌다. 그래서 미실에 관한 책을 알아보다 김별아작가의 이 책을 선택했다.

이 책의 초반에는 정말 읽기가 힘들었다. 너무도 생소한 단어들과 복잡한 신라골품들의 관계도 등이 헷갈리고 빠른 사건의 전개보다는 미실이라는 인물의 가치관의 형성과정이라든지 심리묘사 등이 비유와 은유 그리고 정말 생소하고도 화려한 용어들로 표현되어 감을 잡기가 힘들고 지루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미실이 본격적으로 권력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책 중반부터는 인물간의 관계도 어느 정도 정리되고 너무도 화려하고 생소한 문체도 적응이 좀 되고 사건 또한 빠르게 전개되면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처음에 미실이라는 인물에 대해 알고 싶어 읽은 책이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알게되는 우리가 현재 진실이라 믿는 유교적 이데올리기의 성개념이 정착되기 전의 너무도 자유분방했던 성의 개념(태자는 본인의 여동생과 의무적으로 합방을 해야했다든지 지아비를 잃은 여인이 정절을 지키는 것은 좋은 풍습이 아니라 자연의 본성을 거스르는 일이라 하여 오히려 않좋은 시각으로 보고 재혼을 적극 권장했다든지)에 대해 알수있어서 흥미롭고 또다른 지식습득의 즐거움을 느낄수있었다.

또하나 현재 방영중인 선덕여왕의 등장인물이 이 책의 인물들과 매치되면서 비교의 즐거움을 가질 수도 있었다. 허나 한가지 안좋은 점은 미실의 캐릭터와 사건들이 드라마의 내용과는 조금도 맞지않는다는 것이다.(진흥왕은 40대 죽었고 하종은 효자에 영특하였는데 드라마에서는 완전 개망나니고 드라마의 핵심인 쌍생의 예언이란건 있지도 않았던거 같고 진평과 미실의 관계는 원수가 아닌 진평이 지극정성으로 모시는 사제의 관계였고... 암튼 나열하자면 끝이없다) 즉, 흥미를 위해 드라마 선덕여왕은 이름만 빼고 다 바꾼 것이라는걸 알게돼서 리얼리티가 떨어지면서 드라마 선덕여왕에 대해 조금 실망하게 됐다.

어렵고 힘든 문체지만 한편으론 우리나라 말의 표현력과 아름다움을 한껏 보여준 책인거 같고 이 책이 만약에 외국에 번역된다는건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유려하고 섬세하고 다양한 표현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이 책을 아니 김별아라는 작가를 높이평가하게 됐다.

우리나라말의 표현력에 진수를 보여준 유려한 문체와 미실이라는 신라역사상 최고의 여장부에 대한 삶 그리고 자유분방했던 그동안 알기어려웠던 신라시대 왕궁의 성에 대한 개념을 간접체험할 수 있어서 좋았던 소설이다. 하지만 순수 재미면에서는 한참 떨어지는 책이라 엄지손가락을 들수는 없을거같다.

반응형

'문화생활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습지생태보고서  (1) 2010.11.25
납치여행  (0) 2010.11.25
왓치맨  (0) 2010.11.25
쌍둥이별  (2) 2010.11.25
눈먼자들의 도시  (0) 2010.11.25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