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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여행 (양장)
국내도서>소설
저자 : 가쿠타 미츠요 / 김난주역
출판 : 해냄출판사 2005.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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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택한건 역시 특이한 제목때문이었다. 납치여행? 뭔가 어감이 틀린 두 단어가 결합된 ... 뭔가 특이한 스토리일 것 같아서였다.

제목이 납치여행인 이유는 주인공인 하루를 아버지가 유괴하면서 두 부녀간의 여행을 다룬 이야기이기 때문일것이다.

이 책의 대략적 줄거리는 2달전 갑작이 집을 나간 아버지는 자신의 딸(하루) 앞에 불현듯 나타나 "이제부터 너를 유괴할거야"라고 말하며 계획도 없이 납치여행이 시작되고 여러가지 일들을 겪으며 가족애를 확인하는 스토리이다.

이 소설을 읽으며 가장 중점적으로 읽고 또한 흥미진진했던 부분은 주인공 하루의 심리변화였다. 2개월전 갑자기 집을 나간 아버지가 하루 앞에 나타나고 이때 하루는 왠지 기쁘면서도 낯설어한다. 그리고 아빠가 같이 여행을 가자는 제안에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아빠와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하루, 이틀이면 집에 돌아오겠지 하는 자기합리화로 아빠를 따라 나선다. 처음엔 아빠의 무계획적이고 칠칠치못한 행동과 돈이 없는 것으로 인한 불편함 ... 그리고 생전 처음 경험해보는 육체적 힘듦(피곤함, 배고픔, 등)을 겪으며 아빠를 원망하고 떼도쓰고 성질도 내고 하지만 그런 힘든 과정을 하나하나 아빠와 함께 헤쳐나가며 그런 과정에서 또다른 자신을 발견하고 가족의 의미에 대해 좀 더 깊이 깨닫고 아빠와 함께한 즐거운 추억들(공동묘지탐험, 경찰서에 잡혀가기, 남이 버린 구멍난 텐트에서 자기 등)을 공유하며 오히려 여행이 끝날때 쯤에는 자신의 소중한 돼지저금통까지 깨서라도 이 여행을 더하자고 조르며 결국 자신보다 못한 아빠, 정말 부끄러운 아빠라고 느껴지던 존재가 어떤 사람보다도 반짝반짝 빛나는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읽으며 너무도 재밌고 감동도 있었고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제 한 아이의 아빠가 된 내 자신을 대입하다보니 좀 더 많은 감정이입이 된 상태로 몰입한 소설이다.
한 아이의 아빠가 되다보니 그전까지 생각못했던 내 자식에게 어떤 아버지가 되어야할까하는 고민들을 많이하게되는데 .. 이 소설을 통해 조금은 그 해답을 얻지않았나 싶다. 아이와 동등한 눈높이로 아이와 대화해라, 아이와 함께하는 소중한 추억들을 만들어라. 아이에게 사과를 할 줄 아는 포용력을 가져라. 아이가 남탓하지 않고 자율성을 가질수있도록 만들어라. 아이와 단둘만의 비밀을 공유해라 등등 ... 또한 그게 꼭 그런 목표를 주입시키기 보다는 함께 체험을 통해 공유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은 생각을 해보며 ... 나도 내 아이와 언젠가는 이런 멋진 여행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나의 To do list에 추가해야할 내용인거 같다.
또하나 이 소설을 읽으며 좋았던 부분은 여행이 가져다 주는 진정한 삶의 가치를 너무도 잘 표현했다는 것이다. 위에서 얘기한 것과 중복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여행을 통해 부녀간의 진정한 교감도 이루어지지만 그런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공동묘지탐방, 밥안먹고 하루종일걷기, 경찰서에 붙잡혀가기, 돈이 없어 차를 못타는 상황에 버려진 자전거 주어 달리기, 낯선 사람과의 대화가 주는 즐거움, 생전 처음해는 길거리에서 자기 등 너무도 다양하고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들이 쏟아져나오며 나도 이 책 속의 주인공들이 너무 부럽고 나도 빨리 시간을 내서 이런 멋진 여행을 해봤으면 하는 생각들이 들었다. 그냥 편한 패키지 여행이나 집에서 방콕하기 등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읽는다면 여행이 가져다 주는 진정한 즐거움을 느낄수있을것같다.

마지막으로 조금 이해가 안가는 내용도 있기도 했다. 여기서 하루의 이모는 가족들을 싫어한다. 특별히 그에게 뭐 나쁘게 하는 것도 아닌데 위에 두언니가 자기들끼리만 어울려 다니고 그 사이에 끼지 못하다보니 질투심에 그들을 싫어하게 된다. 하지만 커서 인생에 소중한 인연을 만나게 되며 그런 질투심이 사라져버리게 되는데 그때 이모는 하루에게 "인생의 가장 중요한 선택을 하니 그이외의 것들을 포용할수있게됐어"라는 말을 하는데 그 의미가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하루는 왜 여행 마지막날 아빠의 땀에 젖은 등을 보며 이모의 그말이 떠올랐는지 ... 아직도 잘 이해를 못하겠다.

아무튼 여행이 가져다 주는 진정한 즐거움을 새삼 느낄 수 있었고 앞으로 한 아이의 아빠로써 아이에게 어떻게 대해야할까하는 막막하고 두려운 미래에 대해 조금은 답을 얻은거 같아 참 기분좋았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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