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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책 읽어 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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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국내도서>소설
저자 : 베른하르트 슐링크(Bernhard Schlink) / 김재혁역
출판 : 이레 2004.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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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 - 책 읽어 주는 남자는 1995년에 출판된 책으로 오프라 윈프리 쇼의 북코너에 소개되며 밀리언셀러 소설이 된다. 그리고 2009년 영화화되면서 우리나라에도 책이 출간이 되었고 나 역시 영화화되었기에 알게 되었고 관심을 가졌으며 한가지 재밌는 사실은 이 책은 사은품으로 다이어리를 주어서 주저없이 사게 됐던 책이다. ^^

책의 홍보에 있어 영화화되었다는 것과 함께 부각됐던 점은 에로티시즘이었다. 나도 이런 에로티시즘을 기대하며 흥미본위로 책을 읽으려 샀는데 한마디로 낚여버렸다. 김이호 주임님이 쓴 독후감이 갑자기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이 책은 15살의 꼬마(미하엘)와 36살 여인(한나)의 조금은 부적절하면서도 강렬한 에로티시즘도 있지만 전쟁세대와 전후세대의 갈등, 한 인간의 치열한 자존심에 관한 문제 그리고 사랑에 관한 알다가도 모를 깊은 철학이 담겨있다.

또한 글쓴이의 놀랍고도 다양한 사고를 느낄 수 있다. 한가지의 현상, 한가지 질문에 대해 어쩌면 이토록 다양한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지... 책이 끝날 때 까지 이 다양한 사고들은 계속되면서 책의 줄거리와 주제와 상관없이 작가의 글쓰는 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본격적으로 책의 얘기로 들어가보면,
이 책은 3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제1부는 15살소년과 36살 여인의 지독히도 강렬하면서도 꿈같았던 행복한 시절로 36살 여인과 성적유희에 눈을 뜨며 주인공의 전 생애에 걸쳐 이 시기의 강렬한 기억은 평생을 괴롭히게 된다. 1부에서 작가는 2부,3부에서의 한나의 행동패턴에 대한 힌트를 준다.
제2부는 36살 여인 한나의 충격적인 과거로 이 소설의 가장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녀의 충격적인 과거(나치의 포로수용소의 감시원)가 재판을 통해 하나씩 밝혀지며 전후세대에 태어난 미하엘이 전쟁세대의 인물 한나에 대해 이성적으로는 벌을 받는게 마땅하다고 생각되면서도 그녀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머뭇거리게 되고 객관적이기 보다는 전쟁세대에 그 당시 그들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내면의 세계에 대해 더 이해하려하고 그러면 그럴수록 자신의 도덕적 가치관이 흔들리게 되는 증상을 느끼게 된다.
제3부는 한나의 수감생활에 관한 얘기다. 15살에 처음 사랑행위를 한 여인에 대한 강렬한 기억과 그때 간직한 한나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은 미하엘의 전 생애에 걸쳐 영향을 주며 한나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결국은 원점으로 돌아오게 되고 이제 언제라도 볼 수 있는 한나지만 그는 그녀와의 만남을 거부하고 편지도 주고 받지 않으며 단지 그녀를 위해 책을 읽어주는 일만 한다. 이제는 많이 늙고 변해버린 한나가 아닌 16살의 눈에 비친 한나 만을 기억하고 이상화하기 위한 미하엘의 행동을 통해 알다가도 모를 어찌보면 비겁하고 어찌보면 가장 인간다운 사랑의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사실 작가가 던지는 다양한 철학적 질문과 사랑에 관한 얘기 그리고 정치적인 문제까지 그냥 쉽고 재밌게 읽으려다가 너무 어렵고 힘들게 읽은 책이다. 사실 지금도 이 책에서 작가가 말하려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도 못하겠고 그냥 어려운 수학문제가 내 앞에 놓인 듯한 기분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인간의 자존심에 관한 부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되었다. 주인공 한나는 단지 글을 읽지 못한다는 것이 창피해 그 약점을 숨기기위해 출세의 길도 포기하고 짓지도 않은 죄들을 모두 뒤집어쓰며 자신의 생을 포기한다. 과연 자존심이란게 인간의 삶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것일까? 사실 일상을 살면서 혹은 업무를 하면서도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단지 자존심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종종 존재한다. 사실 나의 경우 자존심이 쎈 사람은 아니기에 한나의 그런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지만 세상은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고 한나처럼 자존심이 자신의 인생을 걸 만큼 중요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의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고 그런 존재에 대해 조금은 인정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마지막으로 여기서 재밌는 말이 나온다. 바로 마비증세라는 것인데 책2부에 전쟁 후 전쟁세대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면서 나치수용소의 끔찍한 실상에 대한 얘기를 알게 될 때마다 사람들이 경악하고 분노하지만 그런 일들이 계속해서 진행되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경악하거나 분노하지 않고 그런 일들에 대해 익숙해져버리고 단지 일상의 소소한 사건들처럼 인식을 해버리게된다. 그런 마비증상은 우리의 일상에서도 언제나 찾아오는 증상인것같다. 처음 발령을 받고 민원창구에서 일할때는 민원인 한명한명에 대해 친절하고 최대한 도움을 주려 노력하고 그랬는데 이게 반복이되고 일상이 되다보니 그런 것들에 대해 무뎌지고 점점 민원인에게 도움이 되려는 마음보다는 그냥 내 업무에 충실하려하고 조금 불편하거나 싫은 일은 안하게되고 ...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그런 내 행태가 마비증상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각인되니까 조금은 위기의식도 느껴지고 책의 전체적인 줄거리와 작가의 의도와는 별도로 재판에서 보여지는 마비증상을 보며 조금 동감하는 부분이 있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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