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밀정 감상후기 - 송강호의 연기만으론 채우기 버거웠던 정서의 깊이

 

전반부의 얕은 정서는 송강호의 빛나는 연기로도 채우기 어려웠다. 아쉽다.

평점 : 7.6

  

연출력 (★★★☆☆) 

- 오프닝의 액션씬을 제외하면 평타 이상은 아니라고 보인다. 서스펜스도 약하고 정서를 다루는 부분도 약하고 경성 진입 이후의 진행도 촘촘하지 못하다.

흥미로운 스토리 (★★★★☆)

- 우리가 잘 모르는 김시현선생과 미스테리한 황옥이라는 인물을 가져와 만든 이 스토리는 꽤나 매력적이다.  

배우들의 연기 (★★★★☆) 

- 송강호 연기만 평가하자면 별다섯개다. 하시모토역의 엄태구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나머지 인물들은 다 평면적이거나 전형적이다. 공유의 송강호와의 첫 술집씬은 아무래도 아쉽다.

매력적인 요소 (★★★★☆) 

- 이중 혹은 삼중 첩자가 주는 서스펜스와 그를 통해 투영하는 관객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 등이 매력적이고 역시 배우들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다.

나의 삶에 미치는 영향 (★★★★☆) 

- 영화는 아쉽지만 주변인 혹은 방관자로써의 나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고 김시현과 황옥이라는 인물에 대해 알았다는 것은 꽤나 좋았다. 이게 대형 영화의 긍정적인 영향이겠지.

평점기준 : 6점 - 평이, 8점 - 수작  9점 - 걸작 

- 일단 좋았던건 송강호의 명연기를 볼 수 있었던 점, 다양한 매력적인 배우를 많이 볼 수 있었다는 점, 몇개의 개그샷들과 서스펜스 등을 들 수 있겠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이 크다.

역시 암살과 비교할 수 밖에 없는데 암살처럼 좀 더 영화적 허용을 통한 픽션의 가미가 필요했던게 아닌가 싶다. 아니면 철저한 고증을 통한 팩트위주로 가든지...

영화는 이정출의 마음처럼 픽션과 팩트 사이에서 갈팡질팡이다.

이 영화의 핵심은 송강호가 연기한 이정출을 통해 관객 자신을 투영하는데 있다. 다른 영화처럼 영화를 통한 대리체험, 사회비판, 대리만족 등의 영화보다 이정출이라는 인물에 대한 정서와 김우진(공유 역)과의 감정쌓기가 상당히 중요하다. 바로 나를 투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부분이 굉장히 소홀했다. 결국 이정출을 통해 현재 경계인, 주변인, 방관자인 대다수의 우리를 바로 볼 수 있기에는 영화가 쌓아올린 감정의 탑이 너무 낮았다. 몇개의 에피소드와 대사를 통해 처리하려고 한 부분이 좀 아쉬웠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합리화하며 살아간다. 아무리 나쁜 놈도 자기 스스로는 옳은 일 혹은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이유를 찾는다. 그게 인간이다. 그리고 현재의 우리도 일제강점기의 사람들도 대부분은 이정출같은 경계인 혹은 방관자였다. 이런 시대를 대표하는 일제강점기의 한 인물을 통해 현재의 우리의 모습을 일깨우는 이 기획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영화는 내가 경계인 혹은 방관자라는 일깨움이 주는 불쾌감 이상을 넘어서지 못한다. 분명 영화는 이정출의 미션을 통해 그 이상을 담으려 했지만 글쎄 의도를 100% 담아낸 느낌은 아니고 그 이유의 대부분은 역시 얕은 정서와 쌓이지 않은 감정에서 기인한다.

 

송광호의 명연기로도 이 부분을 채우기는 버거웠다.